You are neither right nor wrong because the crowd disagrees with you.
You are right because your data and reasoning are right. (Warren Buffett)
01. 개인적인 소감
이번 인턴 기간 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과연 나는 자생력이 있는 사람인가? 부족하다면, 개선될 여지는 있는가?” 물론, 앞서간 투자자들과 선배님들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같은 글귀를 읽어도 느끼는 바가 사람마다 다르듯, 지식을 주워담는다고 해서 그들과 같은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니, 치열한 고민 없이 매번 배우려고만 든다면 그들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고 하니, 결국 투자는 올바른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논리를 세워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명성이 높은 사람이 나를 인정해준다고 해서 내 논리가 정당화 될 수는 없고, 또한 그가 내 판단을 틀렸다고 평가할지라도 무조건 틀린 것은 절대 아니다. 아니, 이렇게 다른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흔들릴 것이라면 애초부터 세운 논리가 튼튼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인턴 기간 동안의 내 모습을 평가하자면, 딱 반반의 수준이다. 즉, 개선된 부분도 있고 여전히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
우선, 개선된 부분은 종목 선정에 관한 것이다. 그 동안은 몇 가지 지표를 바탕으로 소위 ‘가치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종목’을 필터링 해 온 터라 종목 선정의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인턴 기간 동안은 숫자부터 보기보다 기업이 속한 산업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왜 그 기업이 잘 될 수 밖에 없는지를 고민하려고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처음부터 될 성 부른 종목을 고르는 기술을 조금이나마 익히게 된 셈이다.
부족했던 부분은 너무 많으나, 한 가지를 꼽는다면 나의 논리를 다른 사람에게 검증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나의 수준이 선배님들에 비해 한참 미미하므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적어도 모든 사항을 고려한 후에 나의 의견을 피력해야 했다. 무엇이 우려스러운지, 잘못 판단한 부분은 없는지 완벽하게 검토하지도 못한 채 의견을 펼친 후, 그 평가에 일희일비 하다니 참 한심스럽다.
다른 사람에게 검증 받기 위한 논리는 애초부터 훌륭할 리 없고, 조언에 의존하는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성공할 리 없다. 나의 투자의견은 다른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다. 고객과 상사 이전에, 내 스스로를 납득시켜야 한다.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논리를 개선시켜 나아갈 때 나는 비로소 자생력 있는 투자자, 자기 확신이 있는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라. (논어)
02. 신영자산운용 인턴사원으로서의 소감
정말로 사랑하는 일을 하면 아침에 절로 눈이 떠진다고 했던가? 이번 인턴 생활은 나에게 이런 사실을 일깨워주었고 또한 신영자산운용의 많은 樂之者들을 만나게 해 주었다. 나는 늘 궁금해했다. 왜, 도대체 왜 사람들은 “그저 그래”라고 말하는 직장에 다니면서 살고 있는가? 왜 그들은 자신이 진정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지 않는가? 옛 말처럼 가장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두어야 하는가?
이러한 의문들은 이번 인턴 생활을 통해 해소되었다. 일단, 종목발굴에서부터 기업탐방, 보고서 작성, 발표로 이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 길을 가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이 ‘이 길은 내 길이다’라는 확신으로 변했다. 또한,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그 부분들은 내가 훌륭한 투자자로 크는데 도움이 될 만한 요소인지, 개선될 여지는 있는지 등 스스로에 대한 명확한 진단을 하고 적합성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한편으로, 정말 자신의 일을 즐기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인턴 사원들이 고른 주식임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같이 고민하고, 탐방을 가는 모습에서 선배 운용역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분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매일 자극을 받았다. 늦게까지 남아 일을 처리하시던 모습, 기업에 대해 논할 때의 눈빛, 자기 확신을 바탕으로 한 단호한 말투, 많은 고민을 통해 형성된 간결한 논리. 신영자산운용의 선배님들은 내 머릿속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팀제로 운영되지 않아서 좀 더 긴밀하게 지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행히 좋은 선임님을 만나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지만, 다른 선배님들이나, 선임님들, 팀장님들과는 자주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 아직 기업에 대해 논하기에는 한참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조금 더 접점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달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강렬하고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는 처음인 것 같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스스로도 많은 성장을 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개선시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잡무를 시키지 않고 인턴 사원들 스스로가 자기 확신을 얻고, 발전할 방향을 제시해 준 신영자산운용의 선배님들께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이런 인턴제도가 지속되길 빌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그 때를 기다려본다.